상조업계의 지난해 성적표가 공시된 가운데, 보람상조가 교원라이프의 추격을 물리치고 업계 2위 자리를 지켜냈다./그래픽=시대 강지호 기자
지난해 상조업계 성적표가 공개된 가운데 보람상조가 업계 1위 웅진프리드라이프를 추격하는 동시에 교원라이프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상조업계 경쟁 축이 장례서비스에서 여행·웨딩·가전·헬스케어 등 전환서비스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가운데 보람상조가 브랜드 경쟁력과 라이프케어 서비스 확대를 앞세워 업계 2위 수성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 주요정보공개 자료에 따르면 업계 1위 웅진프리드라이프의 지난해 선수금은 2조9118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3.7% 늘었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2012년부터 2025년까지 14년 연속 선수금 1위를 유지하며 업계 첫 '3조원 시대' 가능성을 키웠다. 선수금은 상조업체가 고객으로부터 미리 받는 돈으로 업계 외형과 시장지배력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상조업계 '2위 전쟁'…교원라이프·보람상조 격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2위권 경쟁이다. 지난해 보람상조는 성장 흐름을 이어가며 선수금은 1조6570억원을 기록, 5년 연속 2위 자리를 지켜냈다.

업계에서는 웅진프리드라이프와 여전히 1조원 이상 격차가 존재하지만 보람상조가 전환서비스 경쟁력을 앞세워 외형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실제 보람상조는 최근 크루즈·웨딩·여행·반려동물·숙박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며 고객 접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객이 납입금을 다양한 생활 서비스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신규 회원 유입과 기존 회원 유지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특히 보람상조는 최근 상조업계 경쟁 방식 자체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는 장례 서비스 품질과 오프라인 영업 조직 규모가 핵심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고객의 생애주기 전반을 얼마나 폭넓게 관리하고 다양한 생활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람상조 관계자는 "상조서비스가 단순 장례 지원을 넘어 고객 삶 전반을 함께하는 라이프케어 서비스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크루즈·웨딩·여행·반려동물·숙박 등 다양한 전환서비스를 강화해 고객 만족도와 회원 체류 기간을 동시에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단순 선수금 규모보다 고객이 실제 체감하는 서비스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브랜드 신뢰도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멤버십과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업계 2위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선두권 경쟁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교원라이프의 성장세 역시 만만치 않다.

공정위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3년간 교원라이프 선수금 평균 증가율은 19.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보람상조 평균 증가율(5.4%)보다 13.7%포인트 높고 웅진프리드라이프(15.1%)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교원라이프는 교원웰스·교원투어·구몬 등 그룹 계열사와 연계한 전환서비스를 강화하며 빠르게 외형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기아자동차지부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대규모 회원 확보에도 나섰다.

교원라이프 관계자는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상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선수금 규모 경쟁을 넘어 고객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압도적인 서비스 경쟁력으로 라이프케어 시장의 진정한 리더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시대 신재만 기자

4위는 대명소노그룹 계열 소노인터내셔널 상조 브랜드 소노대명아이다. 지난해 선수금은 1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뒤를 이어 예다함은 61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2% 성장했다.
크루즈·교육·렌털로 확장…상조업계 외형 경쟁 치열
상위권 상조업체 순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면서 수성과 탈환을 둘러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2위인 보람상조는 선두 웅진프리드라이프를 추격하는 동시에 후발 주자인 교원라이프의 진입을 따돌리는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보람상조는 전통적인 장례 인지도와 전국 영업망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한편 크루즈·숙박 중심의 전환서비스와 멤버십 혜택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후발 주자와의 격차를 벌리고 견고한 고객 락인(Lock-in) 장벽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보람상조 관계자는 "오랜 기간 축적된 브랜드 신뢰도를 기반으로 라이프케어 플랫폼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차별화된 멤버십 혜택과 계열사 연계 서비스를 통해 선두 기업을 추격하고 업계 2위 자리를 공고히 지켜 고객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들 역시 각자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업계 1위 웅진프리드라이프는 대규모 선수금 자산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동시에 일찍이 다져온 종합 라이프케어 서비스 인프라를 한층 고도화해 선두 독주 체제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3위 교원라이프는 그룹사 인프라를 활용한 전환서비스 확대와 함께 기업·노조 대상 제휴 영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단체 고객 확보에 집중하며 외형 성장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상조업계가 단순 장례 서비스를 넘어 고객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플랫폼 산업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선수금 규모뿐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연결하고 장기 고객을 확보하느냐가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